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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찾기 위해, 다시〉 26부. 준비와 불안

by 창작소설 글쓴이 2025. 8. 3.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6부. 준비와 불안


봄에서 여름으로 완전히 넘어가려는 어느 날이었다.

지유가 불쑥 말했다.

“우리…
이번에 진짜로 결혼 준비 조금씩 해볼래요?”

서준은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이어
가슴이 뜨겁게 부풀었다.

“…그래요.
우리 해요.”


지유가 웃으며
서준의 손을 잡았다.

“사실…
언제 말할까 고민했거든요.
근데 요즘 우리 너무 자연스럽게 같이 있으니까
괜히 더 하고 싶었어요.”

서준은 그 말이
너무도 고마워서
조용히 지유의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고마워요…
나 진짜…
지유 씨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요.”


며칠 뒤,
둘은 작은 웨딩샵을 찾았다.

창문 너머로 드레스들이
햇빛에 반짝이며 서 있었다.

“여기 들어가 볼래요?”

“좋아요…”

지유는 조금 긴장된 표정으로
서준 손을 더 꼭 잡았다.

샵 안에는
하얀 레이스 향이 은은히 퍼져 있었다.

드레스들이 벽에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쇼파 옆 테이블에는
조그만 진주핀과 부케가 놓여 있었다.


“와…
이런 데 처음 와봐.”

지유가 살짝 웃었다.

“나도요.”

둘은 쇼파에 나란히 앉아
담당자와 작은 상담을 했다.

담당자가 웃으며 물었다.

“어떤 스타일로 하고 싶으세요?”

지유는 살짝 수줍게 웃으며
서준을 한번 보고
작게 말했다.

“사실…
되게 화려한 거 말고
그냥 깨끗하고 단정한 게 좋아요.”

서준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지유 씨는 그게 더 잘 어울려요.”


그러면서도
서준은 계속 주위를 살폈다.

혹시 또
무언가가 흐릿하게 흔들리거나
깜박일까 봐.

하지만 웨딩샵 안은
너무도 평화로웠다.

지유가 담당자와 드레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서준은 가만히 지유를 바라봤다.

‘제발…
이대로 가자.’


샵을 나와서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지유는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작게 웃었다.

“오늘…
너무 좋다.”

“그쵸?”

“응.
진짜 실감나.
우리 이제 정말 결혼하는 거구나.”


서준은 웃었지만
가슴 어딘가가 묘하게 시렸다.

창밖을 무심히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카페 건너편 간판이
순간 ‘부우’ 하고 번졌다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안 돼.’

손에 식은땀이 찼다.


지유가 그런 서준을 보고 물었다.

“왜요?
무슨 생각했어요?”

“…아니에요.
그냥…
지금 너무 좋다.”

지유는 작게 웃었다.

“우리 앞으로 더 많이 좋을 거예요.”

서준은 그 말에
가슴이 먹먹해져
지유 손을 꼭 잡았다.

‘그래…
꼭 그럴 거야.’


밤에 집에 돌아와서도
서준은 불을 끄지 못했다.

거실 소파에 앉아
혼자 작은 반지 상자를 꺼내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어.
이 행복…
절대 무너지게 안 놔둘 거야.’

그렇게 다짐하며
손에 반지를 꼭 쥐었다.


그러다 문득
어디선가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얻는 만큼… 반드시 내놓아야 합니다…”

서준은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안 들어…
안 들을 거야…”

그러나 목소리는
머릿속에서 울리듯 퍼졌다.

“곧, 그 대가를 치를 시간이 올 겁니다…”


서준은 숨이 가쁘게 몰렸다.

‘안 돼…
제발…
제발 이 세계만은…’

눈을 꼭 감은 채
작게 중얼였다.

‘지유…
우리 결혼하자.
그리고…
끝까지 같이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