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기 위해, 다시》
25부. 끝까지 지키겠다는 말
서준과 지유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더 가까워졌다.
연습실, 작은 카페, 강가 벤치.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고,
때론 아무 말 없이도
마주 보고 웃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어느 날 저녁,
둘은 서준의 집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지유는 담요를 덮고
서준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
“오늘 너무 좋다…
그냥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
“나도 그래요.”
서준은 지유 머리칼에 코를 묻었다.
작은 샴푸 향이 났다.
‘이게 사소해 보여도…
내겐 전부야.’
영화가 끝나갈 무렵,
지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있잖아요…
나중에 진짜 결혼하면
이런 날도 많겠죠?”
서준은 숨이 멎을 뻔했다.
결혼.
그 단어가 너무 커서,
한편으론 아찔할 만큼 행복했고
또 한편으론 묘하게 두려웠다.
하지만 서준은 웃었다.
“많을 거예요.
아주 많이.”
그날 밤
지유를 집에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오는 길.
서준은 주머니 속에서
지유가 끼고 있는 그 얇은 은반지의 짝을 꺼냈다.
‘우리…
꼭 끝까지 가자.’
그렇게 속으로 중얼이며
손에 꼭 쥐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세계의 이상은 더 분명해졌다.
카페 창문에 비친 바깥 풍경이
가끔 물결처럼 흔들렸다.
길을 걷다 보면
가게 간판 글자가 순간적으로 깨져보였다.
어떤 날은
강가에 앉아 있는데
멀리 가로등이
작게 깜빡이다가 아예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마치 전깃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세계 자체가 살짝 삐걱거리는 것 같았다.
서준은 밤에 혼자 있을 때마다
관리자가 언제 또 나타날지 몰라
가슴이 조여 왔다.
그러면서도
지유를 만나는 순간만큼은
그 불안이 스르르 녹았다.
‘괜찮아.
지금은 괜찮아.’
어느 날,
둘은 강가를 함께 걸었다.
지유가 가만히 말했다.
“우리…
나중에 진짜로 같이 살아요.”
서준은 걸음을 멈췄다.
지유가 놀란 듯 돌아봤다.
“왜 그래요…?”
서준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단호히 말했다.
“지유 씨…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끝까지 지유 씨 붙잡을 거예요.”
지유는 깜짝 놀라
작게 눈을 깜빡였다.
“…무슨 소리예요?”
“그냥…
약속해요.
혹시…
혹시라도 우리한테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절대로 지유 씨 손 안 놓을 거예요.”
지유는 한참 서준을 바라보다
천천히 웃었다.
“바보 같아…
왜 그런 걱정을 해요.”
그리고 살짝 서준의 팔을 감싸 안았다.
“근데…
그 말이 너무 좋아요.”
서준은 숨을 크게 내쉬며
지유를 꼭 끌어안았다.
‘그래…
끝까지 지켜낼 거야.
이제 어떤 대가가 와도…
이번에는.’
작게 떨리던 두 손이
더 세게 지유를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