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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찾기 위해, 다시〉 30부. 끝, 그리고 다시 《너를 찾기 위해, 다시》30부. 끝, 그리고 다시의식이 가라앉았다.끝없이 깊은 바닷속으로몸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숨이 막혔고손끝이 서서히 차가워졌다.그 와중에도서준은 지유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놓치지 않을 거야…무슨 일이 있어도…’그러나 결국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는 감각.그리고…갑자기 환한 빛.눈을 번쩍 뜬 서준은숨을 크게 들이마셨다.“허억…!”주위를 둘러보았다.낯선 골목.하얗게 벗겨진 담장,바람에 흔들리는 빨랫줄.숨소리가 허공에서 메아리쳤다.‘여긴… 어디…?’그때저 멀리서 들려오는 익숙한 웃음소리.서준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그리고 멀리서흰 셔츠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친구들과 웃으며 걸어오는 지유를 보았다.그 순간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지유…’하지만 곧 깨달았다.지유의 손가락엔반지가 없.. 2025. 8. 5.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9부. 마지막 시험 《너를 찾기 위해, 다시》29부. 마지막 시험결혼식 전날 밤이었다.서준은 혼자 집에서웨딩사진 샘플을 한 장 꺼내오래 바라봤다.사진 속에서지유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웃고 있었다.그 미소가 너무 소중해서서준은 괜히 손끝으로 사진 위 지유의 얼굴을 살짝 쓰다듬었다.‘내일이면…진짜 우리 둘만의 세상이 시작되는 거야.’하지만 이상하게도불안이 가시지 않았다.창가에 걸린 커튼이바람 한 점 없는데도살짝 흔들렸다.그리고 벽에 걸린 시계 초침 소리가어느 순간부터기이하게 느리게 들렸다가갑자기 빠르게 움직였다.‘안 돼…제발…내일까지만…’서준은 숨을 크게 몰아쉬며눈을 질끈 감았다.그리고 결혼식 당일.하객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고,홀 안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서준은 대기실에서거울 앞에 앉아 있었다.턱시도를 입은 자신이.. 2025. 8. 5.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8부.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너를 찾기 위해, 다시》28부.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결혼 날짜가 정해졌다.가을 초입,햇볕이 아직 따뜻하지만바람은 살짝 선선해질 무렵.“그때면 단풍도 예쁘겠다…”지유가 작은 카페 테이블 위에 놓인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화면에는웨딩홀 예약 문자가 떠 있었다.서준은 숨이 벅차서마치 폐 끝까지 공기가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다.‘드디어…여기까지 왔어.’둘은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하루 종일 서울 이곳저곳을 다녔다.지유의 대학 친구들을 만나밝게 웃으며 청첩장을 내밀고,서준의 밴드 멤버들에게도“꼭 와야 한다”며 손에 카드를 쥐어줬다.“진짜 결혼하는구나…형 장난 아니네.”드러머 준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서준은 그저 웃었다.“그러게…나도 아직 실감이 안 나.”저녁 무렵둘은 연습실에 들렀다.잠깐 앰프를.. 2025. 8. 4.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7부. 무너지는 틈새에서도 《너를 찾기 위해, 다시》27부. 무너지는 틈새에서도며칠 뒤,서준과 지유는 작은 청첩장 가게에 앉아 있었다.테이블 위에는수십 종의 샘플이 펼쳐져 있었다.분홍색, 연보라색,그리고 새하얀 리본이 달린 카드들.지유가 작은 손가락으로깨끗한 아이보리 카드 한 장을 가리켰다.“이거 예쁘다…너무 화려하지도 않고.”“응.지유 씨랑 잘 어울려요.”지유는 작게 웃었다.“그러면 이걸로 할까?”주인아주머니가 다정히 물었다.“글귀는 어떤 걸로 넣을지 생각해보셨어요?”지유는 잠시 서준을 바라보다작게 말했다.“평범한 게 좋아요.서로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그런.”서준은 목이 조금 메어숨을 고르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끝까지.’가게를 나와둘은 작은 스튜디오에 들렀다.“미리 가볍게 촬영 몇 컷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지유가 웃.. 2025. 8. 4.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6부. 준비와 불안 《너를 찾기 위해, 다시》26부. 준비와 불안봄에서 여름으로 완전히 넘어가려는 어느 날이었다.지유가 불쑥 말했다.“우리…이번에 진짜로 결혼 준비 조금씩 해볼래요?”서준은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다.그리고 바로 이어가슴이 뜨겁게 부풀었다.“…그래요.우리 해요.”지유가 웃으며서준의 손을 잡았다.“사실…언제 말할까 고민했거든요.근데 요즘 우리 너무 자연스럽게 같이 있으니까괜히 더 하고 싶었어요.”서준은 그 말이너무도 고마워서조용히 지유의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고마워요…나 진짜…지유 씨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요.”며칠 뒤,둘은 작은 웨딩샵을 찾았다.창문 너머로 드레스들이햇빛에 반짝이며 서 있었다.“여기 들어가 볼래요?”“좋아요…”지유는 조금 긴장된 표정으로서준 손을 더 꼭 잡았다.샵 안에는하얀 레이스.. 2025. 8. 3.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5부. 끝까지 지키겠다는 말 《너를 찾기 위해, 다시》25부. 끝까지 지키겠다는 말서준과 지유는요즘 하루가 다르게 더 가까워졌다.연습실, 작은 카페, 강가 벤치.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고,때론 아무 말 없이도마주 보고 웃는 것만으로 충분했다.어느 날 저녁,둘은 서준의 집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지유는 담요를 덮고서준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오늘 너무 좋다…그냥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나도 그래요.”서준은 지유 머리칼에 코를 묻었다.작은 샴푸 향이 났다.‘이게 사소해 보여도…내겐 전부야.’영화가 끝나갈 무렵,지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있잖아요…나중에 진짜 결혼하면이런 날도 많겠죠?”서준은 숨이 멎을 뻔했다.결혼.그 단어가 너무 커서,한편으론 아찔할 만큼 행복했고또 한편으론 묘하게 두려웠다.하지만 서준은 웃었다.“많을 거예요... 2025.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