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4부. 다시, 더 깊은 약속 《너를 찾기 위해, 다시》24부. 다시, 더 깊은 약속서준은 며칠째작은 벨벳 상자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틈만 나면 꺼내조심스레 열어보았다.그 안에는얇고 단순한, 그러나 섬세하게 빛나는 은반지가 하나 들어 있었다.화려한 다이아도 없고이름 새긴 각인도 없지만그게 오히려 서준에게 더 소중했다.‘이번에는…내가 끝까지 지유 옆에 있겠다는 증거.’어느 날 저녁,둘은 연습이 끝난 뒤강가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바람이 조금 차가웠다.서준은 조용히 지유의 손을 잡았다.“있잖아요…”“응?”“나…요즘 너무 행복해요.”지유가 작게 웃었다.“나도요.”잠시 침묵이 흘렀다.서준은 손에 땀이 조금 차는 걸 느꼈다.숨을 깊게 들이마시고주머니에 넣어둔 벨벳 상자를 꺼냈다.지유는 눈을 크게 떴다.“그… 그게 뭐예요…?”“반지예요.”.. 2025. 8. 2.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3부. 흔들리는 경계 《너를 찾기 위해, 다시》23부. 흔들리는 경계밤에 잠에서 깼다.가슴이 이상하게 쿡쿡 찔렸다.주위를 둘러보니방 안은 조용했다.그런데…창가 커튼이 아주 천천히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흔들렸다.‘바람…?’하지만 창문은 닫혀 있었다.서준은 가만히 숨을 죽였다.그러다커튼 뒤 어둠이 살짝 일그러지며마치 누군가 서 있는 것 같았다.“누… 누구 있어요?”작게 떨리는 목소리.당연히 대답은 없었다.서준은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커튼 앞으로 다가갔다.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그리고…한 손으로 조심스레 커튼을 확 제쳤다.텅 빈 밤이었다.창문 밖에는가로등 불빛 아래 골목길만 조용히 늘어져 있었다.서준은 다리에 힘이 빠져그 자리에 주저앉았다.‘왜 이러지…왜 자꾸…’손으로 가슴을 꾹 누르며숨을 가쁘게 몰아쉬었.. 2025. 8. 2.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2부. 조용한 균열 《너를 찾기 위해, 다시》22부. 조용한 균열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문턱,바람이 살짝 더워진 날이었다.서준과 지유는서울 근교의 한 조용한 공원으로 나들이를 갔다.잔디밭에 앉아서준이 준비해 온 돗자리를 펴고간단히 샌드위치를 먹었다.“햇빛 진짜 좋다…”지유가 눈을 감고 얼굴을 살짝 위로 들었다.햇살이 그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비췄다.서준은 그 모습을 보며괜히 가슴이 뭉클했다.“우리…나중에 더 따뜻해지면바다도 갈래요?”서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지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좋아요!나 진짜 바다 너무 좋아해요.”“그럼 약속.”서준은 손가락을 내밀었다.지유가 피식 웃으며그 손가락에 자기 손가락을 살포시 걸었다.“약속.”도시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서준은 괜히 불안했다.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어쩐지 부자연스러워.. 2025. 8. 1.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1부. 우리라는 풍경 《너를 찾기 위해, 다시》21부. 우리라는 풍경펜션에서 돌아온 뒤,둘의 관계는 더없이 자연스러워졌다.“오늘 연습 몇 시에 끝나요?”“8시쯤?그때 맞춰서 오세요.근처에서 뭐 같이 먹어요.”“좋아요!”서준이 이렇게 문자를 보내면지유는 언제나 ‘좋아요!’ 하고 웃는 이모티콘을 붙여 답장했다.이런 대화가이제는 하루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이 됐다.지유는 밴드 연습실에 놀러 오는 게 익숙해졌다.때로는 서준이 기타를 고치거나앰프를 조정하는 동안구석에서 작은 노트를 펴고 뭔가를 적었다.“뭐 써요?”“그냥…오늘 하루 있었던 거.그리고 지금 기분.”“좋아요?”“좋아요.”지유는 그렇게 말하며서준을 바라보다가살짝 고개를 돌려 웃었다.연습이 끝나면둘은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나 김밥을 시켜 먹었다.가끔은서준이 일부러 매운 걸 시켜.. 2025. 8. 1.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0부. 작은 여행, 우리만의 밤 《너를 찾기 위해, 다시》20부. 작은 여행, 우리만의 밤봄이 깊어지던 어느 날이었다.“우리…짧게라도 어디 다녀올래요?”서준이 문득 물었다.지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곧 살짝 웃었다.“좋아요.저… 사실 요즘 너무 바빠서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거든요.”“그럼 도망쳐요.나랑 같이.”그렇게 둘은작은 가방 하나씩만 챙겨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시골 마을로 향했다.기차를 타고 창가에 나란히 앉아서준은 지유의 손을 꼭 잡았다.“오랜만에 기차 타니까 좋다.”지유가 창문 너머 들판을 보며 말했다.“응.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달리기만 해도 좋은 것 같아.”서준은 지유가 그렇게 말할 때마음이 이상하게 시리도록 행복했다.작은 펜션에 도착했을 땐해가 거의 지고 있었다.사장님이 친절히 방을 안내해주었다.통나무로 지은.. 2025. 7. 30.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9부. 너와 내 하루 사이 《너를 찾기 위해, 다시》19부. 너와 내 하루 사이지유는 요즘 연습실에 자주 놀러 왔다.처음엔 그저 ‘한 번 가볼까?’ 하는 호기심이었지만,자주 보다 보니 그 낡은 지하 연습실조차이상하게 포근하게 느껴졌다.서준은 언제나처럼 기타를 꺼내 코드 연습을 하거나,앰프 선을 꼼꼼히 정리했다.그리고 그 모습이지유에게는 조금 신기하고, 조금 설레는 풍경이었다.어느 날,서준이 잠시 옆방에 갔을 때였다.지유는 아무도 없는 연습실 한가운데서준의 기타가 걸려 있는 걸 보고가만히 다가갔다.“조심히… 만지면 괜찮겠지?”조심스럽게 손끝으로 기타 몸통을 쓸어내렸다.까슬까슬한 스트랩,손가락을 대자 살짝 찬기가 도는 줄.지유는 살짝 숨을 고르고기타 넥 위를 가볍게 눌러봤다.그 순간뒤에서 조용히 들려온 목소리.“그거, 은근 무겁죠?”.. 2025. 7. 30.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