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 〈너를 찾기 위해, 다시〉 6부. 두 번째 세계 《너를 찾기 위해, 다시》6부. 두 번째 세계눈을 떴을 때, 서준은 낯선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무겁고 따뜻한 느낌의 고급 호텔 스위트 룸 같았다.부드러운 이불 촉감에 파묻힌 채 잠시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그리고 몸을 일으켰다.“…여긴…”머리를 돌리자, 옆 탁자 위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명함이 놓여 있었다.서준CEO, JS International서준은 그 명함을 손에 쥐었다.손끝이 살짝 떨렸다.‘CEO…?내가… 회사를 가진 사람이라고?’탁자 위에는 최신 스마트폰이 놓여 있었다.무심코 켜 보니,수십 개의 문자와 수백 개의 이메일 알림이 떠 있었다.[오늘 오후 3시, 투자 미팅 보고자료 최종 검토 예정입니다.][저녁 7시, 글로벌 파트너 VIP 초청 만찬 확정되었습니다.]숨이 막힐 정도였다.스크롤을 내릴수록.. 2025. 7. 23. 〈너를 찾기 위해, 다시〉 5부. 다시 선택 《너를 찾기 위해, 다시》5부. 다시 선택계절이 또 한 번 바뀌었다.교정에는 어느새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서준은 두툼한 패딩을 껴입은 지유의 손을 꼭 잡고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지유는 손등이 빨개질 만큼 차가웠지만,늘 그렇듯 밝게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난 이 계절이 좋아.손이 차가우니까 더 네 손 잡고 싶어져.”서준은 그 말에 애써 미소를 지었다.‘네가 그렇게 말해줄 때마다 불안해져.언제 또 이 손이 내 곁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게…’그리고 더 강하게 지유의 손을 쥐었다.그 손가락이 조금 아플 정도로.그날 저녁,두 사람은 자취방에서 작은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지유가 직접 사 온 케이크였다.“오늘 기말고사 다 끝났으니까, 우리 축하해야지.”서준은 한 입 먹었다.부드러운 생크림 맛이 입안에 퍼졌지만.. 2025. 7. 23. 〈너를 찾기 위해, 다시〉 4부. 두 번째 고백 《너를 찾기 위해, 다시》4부. 두 번째 고백가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캠퍼스에는 노랗고 붉은 낙엽이 가득 깔렸고,두 사람은 그 위를 천천히 걸었다.서준은 지유의 손을 꼭 잡았다.그 손은 작고 따뜻했으며,그 온도가 느껴질 때마다 마음이 간질간질했다.“있잖아.”서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응?”“그냥…이렇게 너랑 손잡고 걷는 게 너무 좋아.”지유는 웃으며 말했다.“무슨 말이야, 당연한 걸.”지유가 천천히 서준의 팔짱을 꼈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을 바라봤다.“나도 그래.우리 이렇게 오래 가자.”서준은 그 말이 너무 기뻐서가슴이 아릴 정도였다.하지만 동시에 묘한 두려움이 밀려왔다.‘이렇게 좋은 게…계속될 수 있을까?’시험이 끝난 어느 날 밤,두 사람은 자취방에서 영화를 보.. 2025. 7. 22. 〈너를 찾기 위해, 다시〉 3부. 첫 번째 리셋 《너를 찾기 위해, 다시》3부. 첫 번째 리셋햇살이 눈부셨다.서준은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강의실 창밖만 바라봤다.눈앞에 펼쳐진 건 분명 대학 캠퍼스였다.정문에서부터 이어지는 벚꽃길, 강의실 복도에 붙어 있는 대자보,그리고 아직 다 벗기지 못한 풋내기 같은 신입생들의 표정까지.‘진짜… 다시 돌아온 거야?’숨이 막힐 정도로 벅찼다.그 순간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서준아!”서준이 고개를 돌리자,거기엔 여전히 대학생의 모습으로 웃고 있는 지유가 있었다.서준은 멍하니 그 얼굴을 바라봤다.분명 기억 속 지유보다 더 어린 모습이었지만,눈웃음, 말투, 옷 스타일까지 그대로였다.지유는 그런 서준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왜 그렇게 멍하니 봐?아까부터 이상해.”서준은 숨을 고르며 작게 웃었다.“…아니야.그냥… 네가 .. 2025. 7. 22.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부. 삶의 관리자 《너를 찾기 위해, 다시》2부. 삶의 관리자서준은 눈을 떴다.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것은 현실이 아니었다.탁한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허공.발밑이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는,마치 꿈속 같은 공간이었다.몸을 움직이려 하자,발은 바닥을 딛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듯 허공을 헤맸다.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며 불안이 온몸을 감쌌다.“여기가… 어디야…”그때였다.서준의 등 뒤에서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서 오세요, 서준 씨.”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그곳에는 지난번에 마주친 남자가 서 있었다.관리자.말끔한 회색 정장 차림에, 표정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그의 주위로는 빛이 희미하게 번지고 있었다.마치 스스로 발광하는 존재처럼.서준은 숨을 고르며 물었다.“여긴… 어디죠?저… 죽은 건가요?”관리자는 작게 웃.. 2025. 7. 21.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부. 무너진 오늘 《너를 찾기 위해, 다시》1부. 무너진 오늘서준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눈을 떴다.휴대폰 알람이 울리는 소리가 이제는 그저 귀를 때리는 소음처럼 느껴졌다.밤새 벽을 바라보다 겨우 잠들었기에, 몸이 천근만근이었다.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침대 위엔 늘 그렇듯 구겨진 셔츠가 널브러져 있었다.“오늘도 또 이 지경이네…”혼잣말이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출근 준비를 하며 거울을 보니, 초췌한 얼굴과 퀭한 눈 밑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서준은 한숨을 내쉬며 구두를 꿰어 신었다.출근길은 늘 전쟁 같았다.지하철 안은 숨조차 마음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밀도였다.서준은 사람들에게 밀리고 떠밀리며 전동차 안에 간신히 들어섰다.핸드폰으로 출근 시간 단체 채팅방을 확인했다.[팀장: 오늘 오전까지 PT 자료 최종.. 2025. 7. 21. 이전 1 2 3 4 5 6 7 8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