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 우리의 작은 무대 - 18부. 진짜 무대, 더 큰 설렘 《우리의 작은 무대》18부. 진짜 무대, 더 큰 설렘봄 대회 무대를 마친 뒤, 스페이스러브는 분명 뭔가 달라졌다.이제 음악실에 들어서면 네 사람 사이에 더 이상 어색함이나 주저함이 없었다.민준이 기타 줄을 살짝만 튕겨도, 준호는 곧 스틱을 들어 리듬을 얹었고,유리는 조용히 베이스를 안고 낮은 음을 깔았다.하은의 목소리는 그 위를 자유롭게 흘렀다.연습실은 어느새 네 사람만의 가장 편안한 공간이자,동시에 가장 진지한 공간이 되었다.그러던 어느 날, 학교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근처 소도시의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작은 콘서트 무대였다.지역에서 활동 중인 밴드들을 초청해 공연을 하고,마지막에는 모두 모여 합동 공연을 하는 행사였다.하은이 체육관에서 체육대회 연습을 마치고 급히 음악실로 달려왔다.“얘들아!.. 2025. 7. 13. 우리의 작은 무대 - 17부. 다시 무대 위에서 《우리의 작은 무대》17부. 다시 무대 위에서봄이 오자, 도청 주최의 청소년 밴드 페스티벌은 더 화려한 포스터를 걸고 참가팀을 받기 시작했다.하은은 포스터를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해 두고 매일 들여다봤다.“우리 이름도 저기 걸리면 좋겠다.”그 말에 민준은 피식 웃었다.“야,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준호는 스틱을 돌리며 의욕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저번에 한 번 깨져봤으니까, 이제 진짜 무서울 거 없지.”유리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응.이번엔 우리 진짜 잘할 수 있어.”연습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민준은 기타를 하루에 네 시간씩 쳤다.집에서 밤늦게까지 연습하다 손끝이 피가 살짝 맺히기도 했다.그래도 멈추지 않았다.‘이번엔… 진짜 제대로 보여주자.’하은은 성대를 혹사하지 않으려고 목 관리에 더 신경 썼다.. 2025. 7. 13. 우리의 작은 무대 - 16부. 다시 일어서는 우리 《우리의 작은 무대》16부. 다시 일어서는 우리첫 번째 큰 실패는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대회장에서 내려오는 계단에 무릎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던 감각이,심사위원들이 무표정하게 종이에 무언가 적던 모습이,그리고 끝내 발표에서 스페이스러브라는 이름이 불리지 않던 순간이계속해서 민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민준은 밤에 혼자 기타를 잡으면 이상하게 줄을 제대로 누르지 못했다.손가락이 조금만 삐끗해도 숨이 가빠졌다.‘또 틀리면 어떡하지…또 저 조명 밑에서 들켜버리면…’그럴 때면 축제 무대에서 울리던 박수 대신도청 대강당에서 들리지 않던 관객들의 침묵이 들리는 것 같았다.하은은 그런 민준을 누구보다 잘 알아챘다.음악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민준이 자꾸 혼자만 박자를 늦추거나,코드를 잡다 말고 한숨을 내쉬면하은은 피아.. 2025. 7. 12. 우리의 작은 무대 - 15부. 더 큰 대회, 더 큰 시련 《우리의 작은 무대》15부. 더 큰 대회, 더 큰 시련겨울 초입, ○○도청 주최의 ‘청소년 뮤직 페스티벌’ 모집 공고가 났다.작년에만 해도 이 대회엔 도 전역에서 온 고등학교 밴드가 수십 팀 몰려들어,웬만큼 준비되지 않으면 예선에서 바로 탈락하기 일쑤였다.하은이 그 소식을 들고 음악실로 달려왔을 때,민준은 솔직히 조금 주저했다.“우리… 거기 나가도 돼?지난번 같은 축제 무대랑은 차원이 다르잖아.”하은은 민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노래 좋잖아.더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싶어.그리고… 거기 가야 우리도 더 성장할 것 같아.”준호는 이미 마음이 반쯤 넘어가 있었다.“야, 일단 붙기만 하면 무대가 도청 대강당이라잖아.조명도 엄청나고, 음향도 프로들이 한다더라.”유리는 살짝 고민스러운 얼굴이었지만,조.. 2025. 7. 12. 우리의 작은 무대 - 14부. 흔들리는 마음 《우리의 작은 무대》14부. 흔들리는 마음○○읍 가을 축제가 끝난 이후, 스페이스러브에게 더 많은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인근 중소 도시에서 열리는 벚꽃 축제, 농산물 박람회, 청소년 문화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연주를 해 달라는 섭외 요청이 줄줄이 들어왔다.하은은 그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환해졌다.“얘들아, 이제 우리 진짜 바빠진다!다음 달에만 벌써 세 군데 공연이야.”준호는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하… 나 이제 싸인 연습해야겠다.”유리는 조용히 웃으면서도 살짝 들뜬 얼굴이었다.민준도 처음엔 마냥 좋았다.연습실에 들어서면 조금 더 단단해진 팀의 사운드가 자랑스러웠다.작은 음악실이 더 이상 답답하지 않았다.그곳은 언제나 네 사람의 소리로 가득 찼다.그러나 무대가 커질수록 민준의 마음 한구석엔 작.. 2025. 7. 11. 우리의 작은 무대 - 13부. 더 큰 무대 앞에서 《우리의 작은 무대》13부. 더 큰 무대 앞에서지역 방송 출연 후, 스페이스러브는 생각보다 빨리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3만을 넘기더니, SNS에서도 ‘교복 밴드’, ‘순수 밴드’ 같은 해시태그로 조금씩 퍼졌다.댓글에는 “이 밴드 노래 너무 순수하다”, “보컬 목소리 진짜 좋다”, “다 같이 쳐다보며 웃을 때 나까지 행복해짐” 같은 말이 붙었다.하은은 밤마다 누워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혼자 소리 죽여 웃었다.민준도 몰래 누워 수십 번씩 영상을 돌려봤다.준호는 “야, 나 이제 길 가면 알아보는 거 아냐?” 하고 장난쳤고, 유리는 살짝 얼굴이 붉어져 휴대폰을 품에 꼭 껴안았다.그러던 어느 날, 학교로 작은 축제 주최측에서 연락이 왔다.○○읍 가을 음악축제에서 지역 청소년 밴드를 .. 2025. 7. 11. 이전 1 ···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