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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찾기 위해, 다시27

〈너를 찾기 위해, 다시〉 9부. 세 번째 리셋, 작은 마을에서 《너를 찾기 위해, 다시》9부. 세 번째 리셋, 작은 마을에서눈을 떴을 때,서준은 부드러운 나무 향을 먼저 느꼈다.머리 위에는 낡았지만 따뜻한 느낌의 목조 천장이 있었고,작은 창문 너머로 아침 햇살이 고요하게 쏟아지고 있었다.“…여긴…”몸을 일으키자,가슴 언저리에 무겁게 내려앉던 불안이 조금은 덜한 듯했다.주위를 둘러보니소박한 인테리어의 공간.그리고 벽에는 손으로 직접 쓴 메뉴판이 걸려 있었다.카운터 위에 놓인 작은 종이에서투른 글씨로 적혀 있었다.오늘의 메뉴핸드드립 아메리카노수제 딸기파이따뜻한 홍차그리고 맨 아래에 작게[서준’s Café] 라고 쓰여 있었다.서준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이번 세계의 나는…카페 주인이구나.’손끝으로 메뉴판 글자를 가만히 쓸어내리며작게 숨을 고르듯 웃었다.낡은 문을 열고.. 2025. 7. 25.
〈너를 찾기 위해, 다시〉 8부. 또 다른 문 《너를 찾기 위해, 다시》8부. 또 다른 문눈을 뜨자마자 서준은 숨부터 거칠게 내쉬었다.아직도 귀에 웅웅거리는 소리가 가시지 않았다.방금 전까지 느낀 그 감각 —온몸이 찢겨 나가는 듯한 아픔과 함께또 하나의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번에도…결국 지유를 놓쳤어.’그 사실이 뼈를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서준은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주위를 둘러보니여기는 또다시 그 희뿌연 공간.발밑도 없고, 천장도 없는끝없는 안개의 세계였다.그리고 그곳 한가운데여전히 말끔한 정장을 입은 관리자가 서 있었다.조용히, 그러나 마치 모든 걸 꿰뚫어보는 눈으로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서준은 그대로 관리자를 향해 뛰듯 다가갔다.“왜…왜 나한테 이런 걸 계속 보여주는 거예요?”관리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서 있었.. 2025. 7. 24.
〈너를 찾기 위해, 다시〉 7부. 텅 빈 성공 《너를 찾기 위해, 다시》7부. 텅 빈 성공고급 호텔 스위트룸.서준은 거실의 넓은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눈앞에는 대리석 테이블, 그 위에 반쯤 비워진 와인잔이 놓여 있었다.손에 들린 와인잔을 가만히 흔들자붉은 액체가 잔 안에서 부드럽게 일렁였다.“지유…”조용히 이름을 불러봤다.하지만 그 이름은 낯선 방 안에서 메아리조차 없이 사라졌다.스마트폰 화면은 여전히 바쁘게 깜빡였다.[내일 오전 M&A 최종 보고 드리겠습니다.][대표님, 스위스 본사 회장님이 다음 주 일정 확인 부탁하셨습니다.][조선일보 단독 인터뷰 건 확인 바랍니다.]끝도 없이 올라오는 문자와 메일.모두 중요한 일들이었을 것이다.이 세계의 서준이라면 분명 의욕적으로 처리했겠지.그러나 지금 이 서준은그 모든 게 하나도 와닿지 않았다.밤이 깊.. 2025. 7. 24.
〈너를 찾기 위해, 다시〉 6부. 두 번째 세계 《너를 찾기 위해, 다시》6부. 두 번째 세계눈을 떴을 때, 서준은 낯선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무겁고 따뜻한 느낌의 고급 호텔 스위트 룸 같았다.부드러운 이불 촉감에 파묻힌 채 잠시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그리고 몸을 일으켰다.“…여긴…”머리를 돌리자, 옆 탁자 위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명함이 놓여 있었다.서준CEO, JS International서준은 그 명함을 손에 쥐었다.손끝이 살짝 떨렸다.‘CEO…?내가… 회사를 가진 사람이라고?’탁자 위에는 최신 스마트폰이 놓여 있었다.무심코 켜 보니,수십 개의 문자와 수백 개의 이메일 알림이 떠 있었다.[오늘 오후 3시, 투자 미팅 보고자료 최종 검토 예정입니다.][저녁 7시, 글로벌 파트너 VIP 초청 만찬 확정되었습니다.]숨이 막힐 정도였다.스크롤을 내릴수록.. 2025. 7. 23.
〈너를 찾기 위해, 다시〉 5부. 다시 선택 《너를 찾기 위해, 다시》5부. 다시 선택계절이 또 한 번 바뀌었다.교정에는 어느새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서준은 두툼한 패딩을 껴입은 지유의 손을 꼭 잡고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지유는 손등이 빨개질 만큼 차가웠지만,늘 그렇듯 밝게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난 이 계절이 좋아.손이 차가우니까 더 네 손 잡고 싶어져.”서준은 그 말에 애써 미소를 지었다.‘네가 그렇게 말해줄 때마다 불안해져.언제 또 이 손이 내 곁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게…’그리고 더 강하게 지유의 손을 쥐었다.그 손가락이 조금 아플 정도로.그날 저녁,두 사람은 자취방에서 작은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지유가 직접 사 온 케이크였다.“오늘 기말고사 다 끝났으니까, 우리 축하해야지.”서준은 한 입 먹었다.부드러운 생크림 맛이 입안에 퍼졌지만.. 2025. 7. 23.
〈너를 찾기 위해, 다시〉 4부. 두 번째 고백 《너를 찾기 위해, 다시》4부. 두 번째 고백가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캠퍼스에는 노랗고 붉은 낙엽이 가득 깔렸고,두 사람은 그 위를 천천히 걸었다.서준은 지유의 손을 꼭 잡았다.그 손은 작고 따뜻했으며,그 온도가 느껴질 때마다 마음이 간질간질했다.“있잖아.”서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응?”“그냥…이렇게 너랑 손잡고 걷는 게 너무 좋아.”지유는 웃으며 말했다.“무슨 말이야, 당연한 걸.”지유가 천천히 서준의 팔짱을 꼈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을 바라봤다.“나도 그래.우리 이렇게 오래 가자.”서준은 그 말이 너무 기뻐서가슴이 아릴 정도였다.하지만 동시에 묘한 두려움이 밀려왔다.‘이렇게 좋은 게…계속될 수 있을까?’시험이 끝난 어느 날 밤,두 사람은 자취방에서 영화를 보.. 2025.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