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기 위해, 다시27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5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너를 찾기 위해, 다시》15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큰 함성이 쏟아졌다.눈앞에는 끝없이 물결치는 인파,수천 개의 야광봉이 파도처럼 일렁였다.“서울, 사랑해——!!!”보컬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그리고 그 옆에서기타를 든 서준이 조명을 받으며 무대 위에 서 있었다.손에 쥔 기타 넥이 미세하게 떨렸다.숨을 고르고 줄을 튕겼다.쨍—드라이브가 걸린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드럼과 베이스가 따라오자관객석에서 폭발적인 함성이 또 터졌다.서준은 손가락을 힘껏 움직이며코드와 솔로를 오갔다.손끝이 뜨거웠다.피크가 닳아 없어질 것 같았다.그러다 문득,관객석 어딘가에서 시선을 느꼈다.서준은 관성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숨이 턱 막혔다.관객들 사이,하얀 원피스를 입고.. 2025. 7. 28.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4부. 미련과 결단 《너를 찾기 위해, 다시》14부. 미련과 결단운동장은 여전히 환했다.햇빛이 벤치까지 길게 내려와서준의 발등을 따뜻하게 덮었다.멀리서 들려오는 지유의 웃음소리가그 무엇보다 맑고 예뻤다.서준은 벤치에 가만히 앉아손안의 작은 사탕 포장지를 천천히 펼쳤다.하얀 종이에 그려진 조그만 꽃무늬가어쩐지 눈시울을 찡하게 만들었다.‘조그맣고 사소하지만…지금까지 받았던 어떤 성공보다 소중해.’서준은 그 사탕 껍질을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지갑 속에 조심히 넣었다.‘나중에…다시 지유를 만나면 보여줘야지.그때 네가 내 손에 살며시 올려준 거라고.’그렇게 생각하자조금 울컥했다.그때 옆에서관리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참 재미있군요.”“뭐가요.”“당신은이 작은 사탕 껍질 하나에 그렇게 마음을 걸고 있잖습니까.”서준은 씁쓸하게 웃었다... 2025. 7. 27.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3부. 선택의 무게 《너를 찾기 위해, 다시》13부. 선택의 무게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던 오후,서준은 학교 운동장 구석 벤치에 앉아 있었다.저 멀리서지유가 친구들과 웃으며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서준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넋을 놓고 바라봤다.가끔 공이 멀리 굴러오면지유가 총총히 달려와 그것을 주워 다시 던졌다.그때 치마자락이 살짝 펄럭이며햇살을 가볍게 품었다.옆에 앉아 있던 관리자가조용히 입을 열었다.“보세요.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지.”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두 눈에 담기 바빴다.관리자는 살짝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이 시간은 영원히 이렇게 흐를 것입니다.”서준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영원히요…?”“네.지유는 늘 저기서 저렇게 웃고 있을 거고,당신은 언제든.. 2025. 7. 27.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2부. 네 번째 세계 《너를 찾기 위해, 다시》12부. 네 번째 세계눈을 떴을 때,서준은 숨부터 길게 들이마셨다.어디선가 묘하게 아련한 매미 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코끝을 간질이는 건 낯익은 흙냄새였다.‘여기가… 어디야…’몸을 일으키자,팔에 느껴지는 감촉이 이상했다.아직 완전히 다 자라지 않은 뼈마디,조금 짧은 다리.그리고 허리춤에 걸린 작은 교복 바지.“어…?”서준은 조심스레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봤다.그곳에는분명 중학생 시절의 자기 몸이 있었다.머릿속으로 주마등처럼 과거의 조각들이 스쳤다.학교 복도에서 달리던 모습,친구들과 운동장 구석에 앉아 몰래 군것질하던 기억.그리고 그 순간어디선가 맑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어 운동장 쪽을 바라봤다.그곳에는교복 치마를 입고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소녀가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뛰.. 2025. 7. 26.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1부. 불가피한 이별 《너를 찾기 위해, 다시》11부. 불가피한 이별한동안 두 사람은마치 세상에서 가장 단순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살았다.아침이면 함께 산책을 하고,낮에는 카페에서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밤에는 테라스에 나란히 앉아 별을 바라보며서로의 체온을 느꼈다.서준은 매일 속으로 다짐했다.‘이번에는…절대로 잃지 않을 거야.’어느 날 밤이었다.카페 문을 닫고,둘은 늘 하던 대로 테라스에 앉아 있었다.잔잔히 바람이 불었다.지유의 머리카락이 살짝 날렸다.서준은 조용히 그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지유야.”“응?”“이제야 알겠어.행복이 별 게 아니라는 걸.”지유는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뭔데?”“그냥…너랑 오늘 하루 같이 있었던 거.그게 다였어.”지유는 조용히 웃었다.그리고 서준의 손을 .. 2025. 7. 26.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0부. 느리게 흐르는 시간 《너를 찾기 위해, 다시》10부. 느리게 흐르는 시간그날 이후,지유는 서울로 돌아갔다.마지막 날 카페 문을 나서며“꼭 다시 올게요.” 하고 웃던 얼굴이서준의 머릿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았다.작은 종소리를 남기고 사라진 문 뒤로서준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며칠이 흘렀다.그리고 몇 주가 지났다.서준은 여전히 카페를 열었다.매일 아침 문을 열고,커피를 내리고,조그만 테이블을 닦았다.낮에는 가끔 동네 어르신들이 와서수제 파이를 사가거나,중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따뜻한 코코아를 시키곤 했다.밤에는 혼자 카운터에 앉아장부를 정리하거나창밖 어두운 산길을 가만히 바라봤다.사람들은 그를 두고 말했다.“서 사장님은 참 느긋하고 착해.”“혼자 사는데도 늘 표정이 좋잖아.”맞았다.서준은 이 마을에서 느리게 살았다.그런데.. 2025. 7. 25.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