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기 위해, 다시27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1부. 우리라는 풍경 《너를 찾기 위해, 다시》21부. 우리라는 풍경펜션에서 돌아온 뒤,둘의 관계는 더없이 자연스러워졌다.“오늘 연습 몇 시에 끝나요?”“8시쯤?그때 맞춰서 오세요.근처에서 뭐 같이 먹어요.”“좋아요!”서준이 이렇게 문자를 보내면지유는 언제나 ‘좋아요!’ 하고 웃는 이모티콘을 붙여 답장했다.이런 대화가이제는 하루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이 됐다.지유는 밴드 연습실에 놀러 오는 게 익숙해졌다.때로는 서준이 기타를 고치거나앰프를 조정하는 동안구석에서 작은 노트를 펴고 뭔가를 적었다.“뭐 써요?”“그냥…오늘 하루 있었던 거.그리고 지금 기분.”“좋아요?”“좋아요.”지유는 그렇게 말하며서준을 바라보다가살짝 고개를 돌려 웃었다.연습이 끝나면둘은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나 김밥을 시켜 먹었다.가끔은서준이 일부러 매운 걸 시켜.. 2025. 8. 1. 〈너를 찾기 위해, 다시〉 20부. 작은 여행, 우리만의 밤 《너를 찾기 위해, 다시》20부. 작은 여행, 우리만의 밤봄이 깊어지던 어느 날이었다.“우리…짧게라도 어디 다녀올래요?”서준이 문득 물었다.지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곧 살짝 웃었다.“좋아요.저… 사실 요즘 너무 바빠서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거든요.”“그럼 도망쳐요.나랑 같이.”그렇게 둘은작은 가방 하나씩만 챙겨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시골 마을로 향했다.기차를 타고 창가에 나란히 앉아서준은 지유의 손을 꼭 잡았다.“오랜만에 기차 타니까 좋다.”지유가 창문 너머 들판을 보며 말했다.“응.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달리기만 해도 좋은 것 같아.”서준은 지유가 그렇게 말할 때마음이 이상하게 시리도록 행복했다.작은 펜션에 도착했을 땐해가 거의 지고 있었다.사장님이 친절히 방을 안내해주었다.통나무로 지은.. 2025. 7. 30.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9부. 너와 내 하루 사이 《너를 찾기 위해, 다시》19부. 너와 내 하루 사이지유는 요즘 연습실에 자주 놀러 왔다.처음엔 그저 ‘한 번 가볼까?’ 하는 호기심이었지만,자주 보다 보니 그 낡은 지하 연습실조차이상하게 포근하게 느껴졌다.서준은 언제나처럼 기타를 꺼내 코드 연습을 하거나,앰프 선을 꼼꼼히 정리했다.그리고 그 모습이지유에게는 조금 신기하고, 조금 설레는 풍경이었다.어느 날,서준이 잠시 옆방에 갔을 때였다.지유는 아무도 없는 연습실 한가운데서준의 기타가 걸려 있는 걸 보고가만히 다가갔다.“조심히… 만지면 괜찮겠지?”조심스럽게 손끝으로 기타 몸통을 쓸어내렸다.까슬까슬한 스트랩,손가락을 대자 살짝 찬기가 도는 줄.지유는 살짝 숨을 고르고기타 넥 위를 가볍게 눌러봤다.그 순간뒤에서 조용히 들려온 목소리.“그거, 은근 무겁죠?”.. 2025. 7. 30.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8부. 무대 위의 약속 《너를 찾기 위해, 다시》18부. 무대 위의 약속소규모 콘서트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서준은 연습실에서 기타를 메고마이크 앞에 섰다.드럼과 베이스가 준비되자잠시 공간이 고요해졌다.“자, 시작해볼까?”드러머가 스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그리고 탁탁탁 — 카운트를 치더니연주가 터져 나갔다.서준은 집중하며 기타 줄을 눌렀다.지유가 구석 의자에 앉아작은 노트에 뭔가를 끄적이며 보고 있었다.‘이번 무대, 네가 와서 봐줬으면 좋겠다.’서준은 그 생각만으로손끝에 힘이 더 들어갔다.연습이 끝난 뒤,지유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오늘도 멋있었어요.”“정말요?좀 긴장했는데.”“저도 긴장했어요.”“왜요?”“그냥…이렇게 연습하는 거 계속 보다 보니까무대도 보러 가보고 싶어서요.”서준은 순간 심장이 크게 뛰었다.“그럼…콘서트 오실.. 2025. 7. 29.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7부. 작고 평범한 기적들 《너를 찾기 위해, 다시》17부. 작고 평범한 기적들밴드 연습이 끝난 날,서준과 지유는 연습실에서 나와 좁은 골목길을 천천히 걸었다.연습실 바로 옆에는20년도 넘은 듯 보이는 허름한 중국집이 하나 있었다.“우리… 저기 가볼래요?”지유가 간판을 가리키며 말했다.서준은 의외라는 듯 웃었다.“저기요?진짜 오래된 데인데… 맛은 있어요.”“그럼 됐죠.오늘 배 엄청 고파요.”문을 열고 들어가자기름 냄새와 함께 조금 퀴퀴한 공기가 훅 들어왔다.허름한 테이블,반쯤 벗겨진 벽지,그리고 구석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까지.하지만 이상하게도그 모든 게 따뜻하게 느껴졌다.“짜장면 두 그릇 주세요!”지유가 당차게 말했다.서준은 피식 웃었다.잠시 뒤,시커먼 짜장면이 가득 담긴 그릇이 두 개 나왔다.서준은 젓가락을 집어 들며 말했다.“.. 2025. 7. 29. 〈너를 찾기 위해, 다시〉 16부. 천천히 다가오는 마음 《너를 찾기 위해, 다시》16부. 천천히 다가오는 마음카페에서 처음 만난 그 날 이후,서준은 지유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다.“오늘 날씨가 좋네요.혹시 바쁘지 않으면 산책할래요?”“좋아요!마침 저도 카페에만 있기 답답했어요.”그렇게 시작된 작은 만남이조금씩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어느 날은지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연습실 구경해도 돼요?”“연습실이요?”“네.무대에서만 보다가연습하는 건 어떨지 궁금해서요.”서준은 잠시 놀랐지만곧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오늘 저녁에 팀 연습 있는데, 그때 올래요?”“정말요?좋아요!”저녁 무렵,지유는 서준이 안내한 작은 지하 연습실로 들어섰다.벽에 흠집이 가득하고바닥에는 굵은 케이블들이 어지럽게 깔려 있었지만,그 공간은 묘하게 설레는 에너지가 있었다.드럼과 베이.. 2025. 7. 28. 이전 1 2 3 4 5 다음